본문 바로가기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과거의 나에게 쓰는 편지






과거의 나에게 쓰는 편지



6살의 나에게
자전거 보조바퀴는 애기들이나 하는거야.
당장 떼어버려
7살의 내가


7살의 나에게
누가 뭐라하든 계속 독특한 애가 되렴
8살의 내가



8살의 나에게
베이비시터의 약점을 찾아내서 써 먹어!
9살의 내가

12살의 나에게
그 애한테 같이 춤추자고 해 봐
진짜 날 믿어봐
16살의 내가


14살 나에게
어머니의 흔적을 많이남겨놔
그리고 너때문에 생긴일 아니니까 자책하지도말고
30살 내가


10대의 졸업사진을 찍고 있는 나에게
안돼, 그 머리(옷)는 진짜 안돼




18살의 나에게
화장 조금만 해
넌 니가 생각하는 만큼 못 생기지 않았어
19살의 내가



19살의 나에게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부페라고 해서
네가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먹으라는 뜻은 아냐
20살의 내가


20살의 나에게
두려워하지마.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최악의 선택이야.
두려움이 널 잡아먹게될거야.


20살의 나에게
카메라를 시작해
그럼 많이 달라질거야
31살의 내가


21살의 나에게..
끝이 있는 터널이야. 되돌아 보지말고 쭉 나아가.
33살의 내가


22살의 나에게...
로또 사지마.....차라리 그돈으로 저금을해....다 모았으면 차한대 샀을거야....
(하지만 로또를 사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그돈 허투루 다 쓸 놈이라는건 알아...ㅋ ㅋ)
37살의 내가


23살의 나에게
그사람을 사랑하지마...너만 힘들고 너만 울어...
29살의 내가


24살의 나에게
어이 히데오! 76살이 된 너다.
너는 직장에서 알게 된 귀여운 하나씨와 사귀게 된다.
별로 인기 없던 너는 결혼을 고민하지만
마음을 결심하면 바로 하라고
왜냐면 하나씨는
2년 뒤에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너는 엄청 후회하고 슬퍼하고 계속 잊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76살이 된 지금도 독신이 채다.
그러니까 히데오, 내 대신 전해줘.
가장 좋아했던 사람이 하나씨야.
그리고 가장 사랑했던 사람도 하나씨야.
그러니 잘 전해주길 바라네. 하나씨 사랑해.


25살 나에게
넌 곧 행복해져.
그러니까 매순간 최선을 다 해서 살아.
죽지말고.
31살의 내가


25살의 나에게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씀드려줘 제발


26살의 나에게...
제19회차 6, 30, 38, 39, 40 ,43
39살의 내가...ㅠ.ㅠ


26살의 나에게...
벌어놓은 그돈, 한방에 다 써버려... 여행을 가 여행을...
아무것도 안 한체 방안에 틀어박혀서 식비로만 수천만원을 다 쓰고 난 뒤에야... 넌 공부하기 시작할거야.
벼락치기 좋아하는 아이는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고 아버지가 되어도 그대로야, 마감이 최고의 동기야, 사람 안변해. 돈 다 써버려.


27살의 나에게
다시 그 회사로 돌아가지마.
내가질 책임도 아닌대 책임질 필요가 없어.

니가 필요하단 소리는 개소리야.

어차피 안정화 되면 넌 짤려!
34살이 내가


28살의 나에게
그 회사 당장 나와라

사회생활이 구린게 아니라 그회사가 구린거다
거기서는 1년 경력 쌓는것도 손해야.
33살의 내가...


28살의 나에게
그때 한번이라도 대들었어야 했어..

니가 잘못한건 없으니 그자식에게 한방 날려버려
30살의 내가


28살의 나에게
하드 백업해 당장!
29살의 내가


29살의 나에게
그 남자가 맞아
가정적인 남편과 예쁜딸과 살게되니
잠설치지말고 얼른자
화장 다뜬채로 토끼눈으로 신부 입장하게된다...
32살의 내가 29살 결혼식 전 날의 나에게


29살의 나에게
해고가 뜻밖의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어
30살의 내가 (해고당하고 이직했더니 신세계를 만난.. 30살의 시절 ㅠ_ㅠ)


29살 결혼식 날의 나에게
도망쳐
35살의 애 둘 아빠인 내가


그날의 나에게
울어도 괜찮아 많이 울어 참지마
다 괜찮아질거야
정말이야


30살의 나에게
예술 활동을 해야 가난한 예술가라도 되는거야
32살의 내가


31살의 나에게
지금당장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서
난소 조직검사를 해! 제발!
34살의 내가


32살의 나에게
최선을 다해. 사랑을.
33살의 나
아.. 담배는 꼭 끊어


32살의 나에게
가족들에게 항상 따뜻하게 대해
힘들어지면 서로가 필요하니까
34살의 내가




36살의 나에게
남들 생각은 그만 신경써
그 사람들은 너에게 관심조차 없어
47살의 내가


39살의 나에게
죽을만큼 힘든거 알아.
하지만 곧 괜찮아 질꺼야


새벽 3시, 초록색 집에 화재신고가 들어올거야.
집 안에는 아무도 없어 보이겠지만 다시 확인해봐.
어린 여자애가 침대 밑에 숨어있을테니까


30대의 나에게
남의 말에 거절하는 방법을 계속 연습해.
그리고 저축을 해라 꼭.
나중에 가족을 위해 꼭 필요한 때가 올거야...
40대의 내가




48살의 나에게
항상 진실을 말해
온라인 데이트 앱 프로필만 빼고
51살의 내가


재작년의 나에게
아버지의 병실을 떠나지마.
정신이 살아있을 때 많은 대화를 나눠.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오래 후회 속에 고통스러워 할 테니까.
ㅠㅠㅠㅠ


53살의 나에게
매년 새로운 것을 시도해봐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어
72살의 내가


72살의 나에게
돈은 다 써버려
안 그러면 애들이 너 대신 다 써버리니까
85살의 내가


85살의 나에게
단거 많이 먹어.
어차피 치과는 곧 다녀야 하니까
88살의 내가



88살의 나에게
어린 친구들 많이 사귀어둬
안 그러면 네 친구들은 모두 죽오 없을테니까
91살의 내가


91살의 나에게
다른 사람 충고는 듣지마
자기가 지금 뭐하고 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93살의 내가





[데이터주의]내가 나에게 보내는 조언, 오늘의유머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76358


How to Age Gracefully, CBC Radio

https://www.youtube.com/watch?v=sycgL3Qg_Ak


#과거의나에게, 어라운드
http://around.so/tags/%EA%B3%BC%EA%B1%B0%EC%9D%98%EB%82%98%EC%97%90%EA%B2%8C


76살의 내가 24살의 나에게.jpg, MLBPARK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p=1&b=bullpen2&id=6913188


76살 히데오가 24살 히데오에게 보내는 메세지 (한글자막), MovieWorld
https://www.youtube.com/watch?v=XG2jEEJ8Ee4


10년 전, 10년 후 내게 쓴 편지가 도착했다, 백수일기
http://suadaura.tistory.com/223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스턴트 인생  (0) 2017.02.14
퇴사에 관하여  (0) 2017.01.13
우연히 만나다  (0) 2016.11.10
김밥천국 스페셜정식  (0) 2016.08.30
비효율의 효율  (0) 201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