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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지식

내 이름은 중동. 내 이야기 좀 들어볼래?





내 이름은 중동. 내 이야기 좀 들어볼래?
당신의 무지와 편견에게 보내는 이야기

**대신문 (471호) 2007년도 11월 5일
 문화부

 
 어린 시절 황금 같던 일요일 아침, 이불을 박차고 텔레비전 앞에 앉을 수 있게 해주었던 ‘디즈니 만화동산’을 기억하는가? 램프를 문지르면 나타나는 요정 지니와 알라딘, 쟈스민 공주가 보여줬던 환상과 모험의 이야기. 이집트의 사막과 피라미드를 돌아다며 이모텝의 방해와 공격을 이겨내고 유적과 보물을 찾는 내용의 영화 ‘미이라’도 생각나는가? 아마 지금쯤이면 왜 갑자기 ‘알라딘’과 ‘미이라’ 이야기를 꺼냈는지 눈치 챈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중동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이다.
 
 지난 1일 인천 구월동 시청 근처에 아시아 최초의 중동문화원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중동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교류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중동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연일 보도되는 국제유가 최고치 경신 기사부터 얼마 전 일어난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그리고 우리들이 어린 시절 보았던 알라딘과 미이라까지.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중동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과거 유럽에서는 중동이라는 말 대신 ‘가까운 동쪽’이라는 뜻의 근동(近東)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서양에서 군사작전 지역상 중동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사용하였고 현재 그 개념이 일반화 되어 근동이라는 말과 함께 중동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중동은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3대륙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과 상인들이 이곳을 지나갔고, 많은 문화와 나라들이 생기고 없어졌다. 또한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이곳에서 발생하였고,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도 모두 중동지역에서 탄생했다.
 
 중동은 흔히 아라비아반도 일대와 동지중해, 북아프리카에 이르는 지역을 지칭한다. 한국외대 중동연구소에서는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북아프리카의 알제리, 모로코와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터키까지 중동으로 정의 내렸고,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백과에서는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제외하고 파키스탄과 소말리아와 같은 나라들을 포함시켰다. 시각에 따라 이 나라가 포함되고, 포함되지 않는 것과 같이 중동에 위치한 나라가 어떤 나라들인가는 다소 논란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이런 모호함과 함께 우리들이 흔히 혼동하는 것은 아랍과 이슬람이라는 단어이다. 아랍은 아랍 민족을 가리키는 말로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을 가리킨다. 이들 나라는 아랍민족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아랍어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랍이라는 단어가 중동을 모두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이란은 페르시아인이 전체인구의 51%를 차지하며, 이스라엘의 전체인구도 76%가 유대인들로 구성되어있다. 쉽게 말해 이란과 이스라엘을 아랍이라고 부른다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같은 유교 문화권과 극동지역에 있으므로 같은 민족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이슬람이란 기독교, 불교와 더불어 세계 3대 종교 중 한가지로, 아랍어로 신에 대한 순종, 평화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중동 지역의 많은 사람들은 이슬람을 믿는다. 따라서 얼핏 보면 중동에 있는 국가들이 모두 이슬람 국가처럼 보이지만 중동과 이슬람을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중동에는 위치하지만 국민의 대다수가 유대교를 믿는 이스라엘이 있고, 또한 세계지도에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의 분포를 표시해보면 중동 지역 뿐 아니라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국 서부에도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슬람을 믿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약하자면 중동은 지역적 의미를, 아랍은 민족적의 의미를, 이슬람은 종교적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중동은 지역, 아랍은 민족, 이슬람은 종교
 
 중동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많다. 뉴욕시내에 아랍인 무슬림이 범죄를 일으켰다. 당신은 무슨 생각이 드는가? 우리는 그가 무슬림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9.11 테러와 연관 지으려고 한다. 심지어 신문이나 뉴스에서도 그 아랍인을 무슬림이라 소개하며 이슬람과 테러리즘을 연관 짓는다. 그러나 백인 기독교인이 범죄를 일으켰을 경우에,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그 사건과 기독교를 연관 짓지 않는다.
 
 중동협회 김정명 사무차장은 “이슬람은 더 이상 특수한 종교가 아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종교이며, 아랍어 역시 UN에서 지정한 5개 공식 언어(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중국어, 아랍어)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아직 우리사회에서 바라보는 중동과 아랍, 이슬람에 대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은 듯하다. 나라며, 대학이며, 회사며 모두 세계화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우리들만의 시각으로 세계화를 외치고 있는 건 아닐까? 오해와 편견의 시각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갖는 것이 세계화를 외치는 것보다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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