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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떠나보면 알게 될

[제주 올레길 걷기] 배 타고 제주도로



1. 인천 - 제주 배편 정보


인천 - 제주 간 배는 청해진해운이라는 회사 하나에서만 운행

비행기와 비교하여 가격 및 시간적으로 큰 장점은 없으나

배 위에서 보는 밤 바다와 아침, 그리고 제주도의 모습은 꽤 멋지다.


소요시간 : 13시간 30분 (기상상황에 따라 소요시간이 늘어나는 듯)

출항시간 : 저녁 18시 30분

출항요일 :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인천항 출발)

* 인천항 출항 월,수,금 - 오하마나호

* 인천항 출항 화,목,토 - 세월호

(주로 금요일 선상 불꽃놀이 이벤트를 진행, 홈페이지 이벤트 메뉴에서 일정 확인 가능)

청해진해운 홈페이지 및 예약 : http://www.cmcline.co.kr


가격 : 등급에 따라 다름 (아래 표 참조)

* 인천시민 운임요금에서 주중 30%, 주말(금,토요일) 20% 할인

* 선상 식당(7000원)과 선상 편의점은 비싼 편이니

  배에 탑승하기 전, 먹을 것을 준비해가면 좋을 듯 싶다.

* 선상에서는 통신 문제 때문이라고(?)해서 카드 결제가 되지 않음








2. 인천항 위치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연안부두길 131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인천광역시 중구 항동7가 88번지)

홈페이지 : http://dom.icferry.or.kr

대표전화 : 032-885-0810


지도를 클릭하시면 위치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교통편


-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 혹은 제물포역으로 이동 후 버스로 환승

동인천역 맥도날드 앞에서 12, 24번 승차 (소요시간 약 30~40분) 

제물포역 앞에서 14, 33번 승차 (소요시간 약 40~50분) 


- 시외버스, 고속버스

인천시외버스터미널(관교동) 하차 후 시내버스 이용 

킴스클럽 앞에서 36번 승차 (소요시간 약 1시간) 




3. 여행기


저녁 6시 30분 인천항을 출발해 제주항으로 가는 배의 출항시간이

저녁 8시로 지연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전날 제주항에서 인천항으로 오는 배가 기상악화로 인해 지연 출발하였고

이로 인해 다음날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배 역시 지연되었단다.

때문에 제주항에 도착하는 시간도 기존 오전 8시에서 9시 30분으로 늦춰졌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인천역으로 향했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홈페이지에는 동인천역에서 버스를 타라고 설명이 되어있었지만

포털사이트에서 길찾기를 해본 결과 1호선의 종점인 인천역에서도 버스가 있는 걸 발견했다.


출퇴근 시간이라 버스에 사람이 많을거라 생각했고 사람이 많은 동인천역보다는

인천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게 보다 여유롭고 한산하게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사람으로 가득찬 버스를 타고 싶지는 않았다.


인천역은 한산했다. 또한 버스 안에도 몇 명의 사람만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인천역에서 연안여객터미널에 가는 버스는 배차간격이 30-40분 간격이라는 것을 확인하지 않았다.

덕분에 30-40분동안 버스를 기다리는데 발이 어는 줄 알았다.

다음번에 또 다시 배를 타게 된다면 바듯이 동인천역으로 가서 버스를 타리라...



여행에는 특별한 힘이 있는 것 같다.

평소 반복되는 무의미한 일상도 여행을 떠나면 특별한 의미가 되는 것 같다.

평소 이용하던 버스와 지하철도 여행을 앞두고 있으니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설레임과 기대,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


인천이란 도시는 다른 도시들이 가지지 못한 인천만의 색깔과 느낌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향을 떠나 조금 더 잘 살기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하지만 서울의 벽은 높았고 서울에 진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인천에 그들의 터를 잡았다.


전철을 타고 많은 인천사람들은 매일 아침 서울로 출근을 했고

저녁이 되면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다시 인천으로 돌아왔다.

인천은 사람들에게 돈을 벌면 언제든 더 좋은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중간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곳이었다.


때문에 인천에는 한 마디로 정의 할 수 없는 애잔함과 슬픔, 사람 냄새가 있다.

주류나 메이저이기 보다는 마이너에 가까운 느낌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인천이 좋다.

물론 지금 인천은 송도신도시, 청라신도시 등 이곳 저곳에서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의 지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인구수도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 3대 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러한 성장 속에서도 항상 인천만이 가진 마이너한 정신과 따뜻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겨울이라 그런지 연안여객터미널은 한산했다.

배 출항시간이 늦어져서 인지 근처 편의점도 모두 문을 닫았고

인터넷 블로그에 본 여행기에서는 배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로

터미널이 북적였는데 사람이 적은 날로 예약을 해서 그런지 터미널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한산하고 조용했다.

범죄 스릴러 영화에서 보는 듯한 부두를 걸어 배에 탑승했다.


비행기 대신 배를 타고 제주도에 왔다고 이야기 할 때

거의 모든 사람들의 반응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시간적으로도 비용적으로도 비행기가 훨씬 싸고 편리한데

사람들은 왜 배를 타고 왔냐고 나에게 질문을 했다.


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었다.

배 위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 바다를 보고 싶었고

바다 위에서 해뜨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서해바다라서 일출을 보기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건 비밀이다. 




배 위에서는 연안여객터미널 옆에 위치한 인천 국제여객터미널도 보인다.

내가 타고 있는 배가 사람만을 운반하는 여객선이 아닌 

사람 이외에도 다양한 화물을 실으며 육지와 제주도를 연결하고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사실 배를 타는 사람 수가 많지 않은데 어떻게 매일 배가 운행되는지 궁금했었다.

배를 운항하며 얻는 주된 수익은 승객이 아니라 화물일지도 모른다.





내가 탄 배는 세월호였고 객실 등급은 가장 저렴한 플로어룸(3등실)을 선택했다.

세월호의 플로어룸은 찜질방과 같이 큰 공간이 있고 그 공간에서 

각자 베개와 담요를 가지고 잠을 잔다. 모포와 베게는 엄청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깔끔한 성격이 아니므로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영화 타이타닉에 나오는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탄 객실은 3등석이었다.

그 시절 3등석도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을까? 그 시절과 비교하여 지금의 3등석은 얼마나 더 좋아졌을까?

그 시절 3등석에 탔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과 꿈을 가지고 배에 탑승했을까?


예정 출항시간보다 1시간이 더 늦어진 저녁 9시에 배는 출발했다.

인천항에서 출항할 때 안내 방송과 함께 연안부두 노래가 흘러나왔다.

드디어 출발하는구나. 평소같았으면 그냥 흘려듣고 말았을텐데

밤 바다를 보며 음악을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배에는 비행기와는 다른 분위기가 있다.

비행기는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설레임이 더 많다면

배에는 여행객보다는 육지와 제주를 연결하는 화물차 아저씨들이 더 많았고

그들에게서 나오는 삶의 무게와 애환을 느낄수 있었다.


의도치 않게 휴게실에서 화물차 아저씨들끼리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제는 시간이 없어 김밥 2줄로 하루를 식사를 때웠다고 한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대동맥이며 누군가의 아버지

그리고 우리들의 아버지이겠지...





배 안에는 편의점과 카페가 있어 조촐하게 배를 채울수도 있다.

나 역시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컵라면 하나를 사먹었다. (다음날 아침도 컵라면으로 때웠다는 건 비밀)


휴대폰 충전은 카페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객실내에도 전기 콘센트가 있어 무료로 충전이 가능하다.

다만 콘센트의 수가 적기 때문에 단체로 여행할 경우 멀티탭을 가져가면 좋을 듯 싶다.


보증금을 내고 카페에서 책을 빌릴 수도 있으나 배 내부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느라 책은 읽지 못했다.

배에서 보는 영종도와 인천대교의 야경은 꽤 멋졌다. 출항시간이 늦어져서 운 좋게 야경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래도록 밤 바다를 보지는 못했다.



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창문을 통해 아침 바다를 보았다.

한 가지 팁일지는 모르겠지만, 플로어룸(3등실)의 경우 찜질방처럼

먼저 탑승한 사람이 먼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으므로

일찍 배에 오르는 사람이 창가 자리를 차지 할 수 있다.














배 옥상으로 올라가면 사진과 같이 바다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하늘이 열린다는 말을 이럴때 쓰는 걸까?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장관은 멋졌다.

옛날 배를 타고 먼 바다에 나간 선조들도 이런 모습을 보았을까?

바다를 구경하는 사이 배가 제주도 앞 바다까지 도착하였다.










배에서 처음 제주도를 보았을 때는

제주시의 스카이라인과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볓 때문인지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탐험가의 기분이 들었다.

배에서 내려다 보는 사람들은 레고 같았고

화창한 날씨는 여행의 시작을 더욱 기분 좋게 했다.


다만, 늦어진 출항 시간과 기상상황 때문에

예정보다 훨씬 늦어진 오후 12시 쯤 제주항에 도착할 수 있었고

애초 제주도에 도착한 첫째날 올레길을 시작하기로 한 계획은 지킬수 없었다.


배에서 보낸 하룻밤은 꽤나 멋졌고 배 위에서 바라본 바다 역시 환상적이었다.

다만 두끼를 컵라면으로 때워서였을까, 아님 첫날 무리를 해서였을까,

그것도 아님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과 술 한잔을 해서였을까?

첫 날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데 계속 바다 위를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제주 올레길 걷기 여행은 시작되었다.



*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4. 지출


인천 - 제주 배편 : 50,200원 (인천 시민 30% 할인 가격)

밤참 선상 편의점 육개장 사발면 :1500원

아침 선상 편의점 사리곰탕면 사발면 : 2000원

아침 선상 편의점 맥반석 계란 : 800원


1일차

총 지출 : 54500원

누적 지출 : 54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