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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위풍당당 개청춘



그건 경제학이란 학문에 인간성에 대한 고려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란다. 현대경제학은 마치 인간이 A를 투입하면 A'라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즉 예측 가능하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우리가 무슨 기곈가. 같은 돈을 받아도 팀장이 이쁘고 착하면 보고서라도 좀 잘 써주고 싶고 사납게 굴면 그냥 달아나 버리고 싶은, 사람 아닌가. 그래서 다음과 같은 문학적인 문장이 러스킨의 책에 나온다. "영혼이란 특수한 힘은 경제학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그들의 모든 방정식 속에 하나의 미지수로 들어와, 그들의 게산 결과를 모조리 그르쳐버린다." 영혼을 배제한 경제학이 가르치는 건 '부자가 되는 방법'이고,다른 말로 하면 '다른 사람을 가난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존 러스킨이 말하는 진짜 경제학은 항상 인간에서부터 시작한다. 어떤 가치란 항시 노동의 결과다. 노동이란 "인간의 생명이 그 반대 쪽 상대와 싸우는 것이다. 이 생명이라는 말에는 인간의 지력과 영혼과체력이 포함되어 있고, 그것이 의문이나 곤란, 시련이나 물질력과 싸운다." 그래서 어던 가치에도 인간에 의해 생산된 것은 그만큼의 "생명이 소비되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경제학은 그 소비된 노동량에 다라 가치를 결정하는 동시에, 쓸데없는 생산에 노동이 투입되지 않도록 가치판단을 내려주는 일까지 해야 한다는 신선한 주장도 한다.


말하자면,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이천 쌀과 사람을 죽이는 스커드 미사일의 생산가치를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궁극적으로 경제학은 "인간의 능력과 의향에 관한 학문이어야 한다"고 러스킨은 정의한다.

 

- 위풍당당 개청춘, 유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