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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어둠이 내려앉기 직전 푸른 빛





어둠이 내려앉기 직전 푸른 빛


나는 지금 나는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글을 다 쓰고 집에 가려 한다. 카페 밖 하늘은 조금씩 어두워져 푸른 빛을 띄고 있다. 어둠이 오기 전 창문 너머로 보이는 푸른 빛이 참 좋다.

어렸을 적 부모님은 맞벌이를 했다. 그래서 당시 집에 혼자 남겨진 나는 어두운 밤이 시작되는 이 푸른빛이 싫었다. 아니 싫었다기보다 무서웠다. 하루는 하늘이 어두워지지 않기를 바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어른이 되면서 밤으로 바뀌기 직전, 하늘에서 푸른색 빛깔을 내뿜는 순간이 좋아졌다. 어둠 속에서도 혼자 걸을 수 있는 법을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이 어두워졌을 때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간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휴식을 취한다.

아주 오랜만에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 좀 보고 살자. 오늘 저녁은 집에서 따뜻한 밥을 먹어야겠다. 오늘 하루는 바쁘다는 핑계로 온종일 빵과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웠으니까. 집에서 꼭 따뜻한 밥을 챙겨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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