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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밖에서 저녁을 먹는데, 바로 앞 식탁에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와 중고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 2명이 밥을 먹고 있었다. 그들은 밥을 먹으며 서로 싸우고 있었다.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가정사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들은 주변 사람들이 듣건말건 신경쓰지 않고 격분한채로 서로에게 비수를 꽂았다.


곧 결혼을 앞 둔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명절날 배우자가 될 사람과 친척집에 방문하는 문제로 갈등이 있다고 했다. 친구 부모님은 매년 명절과 조부모님 생신을 챙기길 바라고, 친구의 배우자는 명절날 친구네 부모님만 챙기면 되지 조부모님과 친척들까지 챙길 필요는 없지 않냐는 입장이라 했다.


명절이 되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평소 묻혀두었던 문제와 갈등이 우리 앞에 나타난다.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이니까 마주해야하는 현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상처와 고통을 서로에게 주는걸까. 사실 당연한 건 없다. 엄마니까 아빠니까 자식이니까 당연히 그래야하는 건 없다.


명절이라고 온 가족이 모이는 것도 사실은 당연한게 아니다. 명절날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생각 이상으로 많다. 취업, 결혼, 대학 등 일부러 가족들을 만나지 않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다. 어쩌면 우리는 가족이 해체되고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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