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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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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향하는 기술 사람을 향하는 기술 연휴가 끝난 뒤 첫 은행 영업일, 은행은 연휴 기간 동안 내가 일했던 관광지의 모습과 같았다. 카드 대금이 인 빠져나가 은행을 찾은 할아버지, 보안카드를 재발급 받으려는 청년, 나처럼 동전을 교환하러 온 아주머니까지 은행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평소 나는 휴대폰을 통해 은행 업무를 처리했다. 그래서 은행을 방문할 일이 없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 인터넷 은행의 등장으로 사실 은행 지점은 없어져도 된다고 생각했다.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은행 지점 통폐합은 당연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엄마, 아빠를 포함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은행 지점을 이용하고 있었다. 은행 점포수의 축소는 아마 불가피할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은행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은행 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밖에서 저녁을 먹는데, 바로 앞 식탁에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와 중고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 2명이 밥을 먹고 있었다. 그들은 밥을 먹으며 서로 싸우고 있었다.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가정사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들은 주변 사람들이 듣건말건 신경쓰지 않고 격분한채로 서로에게 비수를 꽂았다. 곧 결혼을 앞 둔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명절날 배우자가 될 사람과 친척집에 방문하는 문제로 갈등이 있다고 했다. 친구 부모님은 매년 명절과 조부모님 생신을 챙기길 바라고, 친구의 배우자는 명절날 친구네 부모님만 챙기면 되지 조부모님과 친척들까지 챙길 필요는 없지 않냐는 입장이라 했다. 명절이 되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평소 묻혀두었던 문제와 갈등이 우리 앞에 나타난다.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이니까 ..
어둠이 내려앉기 직전 푸른 빛 어둠이 내려앉기 직전 푸른 빛 나는 지금 나는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글을 다 쓰고 집에 가려 한다. 카페 밖 하늘은 조금씩 어두워져 푸른 빛을 띄고 있다. 어둠이 오기 전 창문 너머로 보이는 푸른 빛이 참 좋다. 어렸을 적 부모님은 맞벌이를 했다. 그래서 당시 집에 혼자 남겨진 나는 어두운 밤이 시작되는 이 푸른빛이 싫었다. 아니 싫었다기보다 무서웠다. 하루는 하늘이 어두워지지 않기를 바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어른이 되면서 밤으로 바뀌기 직전, 하늘에서 푸른색 빛깔을 내뿜는 순간이 좋아졌다. 어둠 속에서도 혼자 걸을 수 있는 법을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이 어두워졌을 때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간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휴식을 취한다. 아주 오랜만에 어두워지는 ..
인천에는 마이너 감성이 있다 인천에는 마이너 감성이 있다.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게 더 익숙했던 삼미슈퍼스타즈의 연고지. 인천항 부둣가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노동자들이 먹던 짜장면이 탄생한 곳. 구한말 먹고 살기 위해 하와이 사탕 수수농장으로 떠난 사람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우리나라 최초 이민선이 출발한 곳. 지방을 떠나 서울로 상경했다가 서울이라는 성벽에 가로막힌 사람들을 받아 준 도시.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천하장사 마돈나의 배경이 된 도시. 그래서 인천은 주류이기보다는 비주류에 가깝고 메이저이기보다는 마이너에 더 가깝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왠지 모르게 더 정이 간다. 평범하게 사는 게 어쩌면 가장 힘든 세상에서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란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정체성 없는 정체성 때문인지 더욱 애착이 ..
가축 수송선 가축 수송선 출퇴근 시간 지하철 안에서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눈치 싸움이 벌어진다.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내릴 것 같은 사람을 골라 그 자리 앞에 선다. 때로는 앉아 가기를 포기하고 문 앞에 서서 가거나, 비교적 사람이 적은 노약자석 앞에 서는 사람도 있다. 지하철에서 서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엉덩이 싸움을 한 사람들을 보았다. 찰나의 순간으로 자리에 앉은 사람과 자리에 앉지 못하고 튕겨 나가는 사람이 결정되었다. 자리에 앉은 사람은 안도의 표정을 보였고, 튕겨 나간 사람은 예상치 못한 실패에 창피한 표정을 지었다. 빈자리에 대해 승자와 패자는 결정되었지만, 그 누구도 행복해 보이진 않았다. 이러한 광경은 전혀 유쾌하지 않다. 자리를 차지 못 했을 때는 물론이고, 자리를 차지한다 해도 자리에 앉지..
너에게도 좋은 사람이기를 너에게도 좋은 사람이기를 나는 없었다.남에게는 잘 하고 남들에게는 잘 맞춰주는좋은 사람인데 정작 그 안에 나 자신은 없었고내 자신에게는 좋지 않은지독하게도 나쁜 사람이었다. 남들에게도 내 자신에게도좋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어떤 상황에서도 나이기를....
마시멜로 이야기 마시멜로 이야기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실험을 했다. 먹음직스러운 마시멜로를 책상 위에 두고 아이들이 마시멜로를 먹지 못하도록 했다. 잠시 실험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몇몇 아이들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었고 몇몇 아이들은 마시멜로의 달콤한 유혹을 참아냈다. 그리고 몇 년 후, 마시멜로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을 조사했더니 마시멜로를 먹지 않은 아이들의 학업 성적이 더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사람들은 마시멜로를 먹지 않은 아이들처럼 인내와 참을성이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어렸을 적 나는 맛있는 귤과 맛없는 귤 중 맛없는 귤을 먼저 먹었다. 다음번 귤을 먹을 때에도 맛있는 귤은 계속 남아있는거니까. 용돈을 받으면 갖고 싶은 물건을 사기보다는 그 돈을 저금하는 걸 더 좋아했다...
멈추지마 계속가 멈추지마 계속가 우리 인생에는 수 많은 길이 있다. 그리고 선택의 순간 순간, 고민을 한다. 이 길이 맞는 길인지, 아님 저 길이 맞는건지. 떄로는 잠시 갈림길에 앉아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기도 한다. 어떤 길이 맞고 어떤 길이 틀린 길일까. 애초에 맞고 틀린 길, 옳고 그른 길은 없는 걸지도 모른다. 내가 걷는 발자국이 길이 되고, 그 길을 사람들이 많이 걷다보면 도로가 되는거니까.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주저하게 된다.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는 위험과 그만한 노력이 따르니까. 지금 현실에 안주하면 그래도 현상은 유지 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인생은 변화와 도전을 선택해야 한다. 끊임 없이 더 나은 인생을 위해 노력해야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한다. 때로는 가던 길을 되돌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