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24) 썸네일형 리스트형 인스턴트 인생 인스턴트 인생 아침에 간단한 우유와 시리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점심은 패스트푸드 햄버거 또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운다. 옷은 한 철 입고 버리는 스파 브랜드, 하는 일은 2년 마다 계약이 종료되면 짤리는 계약직, 퇴근 후에는 카페에서 들려서는 알바생이 내려준 커피를 마신다. 우리의 인생도 인스턴트일까? 빠르고 값싼 편리함 속에서 우린 무언가 중요한 것들을 잊고 있는건 아닐까? 문득 싸구려 인스턴트 설렁탕이 아닌 느리지만 정성들여 푹 고아낸 설렁탕이 그리운 날이다. 퇴사에 관하여 퇴사에 관하여 회사를 그만뒀다. 이제 더 이상 아침 일찍 일어날 필요도, 늦은 밤까지 야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회사를 그만 둔 다음 날, 몸이 아팠다. 그 동안 참고 견디던 것들이 댐 무너지듯 터졌다. 아마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다면 난 아픈지도 모르고 계속 견디고 참았을 것이고 어느 날 갑자기, 내 안에서 곪고 썩었던 것들이 한 번에 터졌을 것이다. 2-3년 뒤 내 미래의 모습이 지금 함께 일하는 사수의 모습이라 생각하니 숨이 턱 막혀왔다. 5-10년 뒤의 내 모습이 지금 회사에 있는 5-10년차 사람들의 모습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들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내 자신을 잃어버리는 게 무서웠다. 나라는 인간은 사라지고 회사에 맞게 적당히 마모된 부품이 되어버린 내가 싫었다. .. 과거의 나에게 쓰는 편지 과거의 나에게 쓰는 편지 6살의 나에게 자전거 보조바퀴는 애기들이나 하는거야. 당장 떼어버려 7살의 내가 7살의 나에게 누가 뭐라하든 계속 독특한 애가 되렴 8살의 내가 8살의 나에게 베이비시터의 약점을 찾아내서 써 먹어! 9살의 내가 12살의 나에게 그 애한테 같이 춤추자고 해 봐 진짜 날 믿어봐 16살의 내가 14살 나에게 어머니의 흔적을 많이남겨놔 그리고 너때문에 생긴일 아니니까 자책하지도말고 30살 내가 10대의 졸업사진을 찍고 있는 나에게 안돼, 그 머리(옷)는 진짜 안돼 18살의 나에게 화장 조금만 해 넌 니가 생각하는 만큼 못 생기지 않았어 19살의 내가 19살의 나에게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부페라고 해서 네가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먹으라는 뜻은 아냐 20살의 내가 20살의 나에게 두려워.. 우연히 만나다 사진 출처 http://www.magazine-8.com/showcase/bulgarian-warmth.html 출근 길, 몇 달 전 퇴사한 직원을 만났다. 퇴사 후 따로 연락을 하는 관계는 아니였지만 서로 반갑게 인사했다. 그리고 문득 나는 우연히 길에서 누군가와 마주쳤을 때 반가운 존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나고, 무엇을 할지 모르는 것이 우리의 인생. 그러니 언제나 당당히 그러나 겸손히 살아야겠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부끄럽지 읺은 인생을 살아야겠다. 길가에서 우연히 누군가와 마주쳤을 때, 반가운 그리고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밥천국 스페셜정식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greanb/80179867904 야근을 마치고 늦은 밤, 김밥천국에 들러 스페셜정식을 시켜먹었다. 문득 오늘 하루 늦은 밤까지 저녁도 먹지 않고 고생한 나에게 뭔가 대접을 해주고 싶었다. 기껏해야 김밥천국에서 가장 비싼, 음식이지만... 하루종일 고생한 나에게 작은 사치를 부리고 싶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언젠가 힘이 들거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을 때, 김밥천국에 들러 스페셜정식을 먹는다는 사람의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나도 언제가 힘들고 피곤할 때, 김밥천국에 들러 스페셜정식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인생도 언제나 스페셜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스페셜 정식은 김밥과 쫄면 돈까스 등 사소한 것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보잘 것 없고 .. 비효율의 효율 사진 출처 :http://21cbooks.book21.com/book/board_essay.php?mode=view&idx=48484&cmd=view&vpage=8 보통 때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와 회사 근처 맥도날드에서 맥모닝을 먹었다. 메뉴얼화되고 계량화된 조리 방법과 재료를 통해 우리는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맥도날드나 롯데리아 등의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하나의 생활이 되었다. 1분 1초가 바쁜 현대인, 도시인들은 주문하는 즉시 조리되어 나오는 패스트푸드에 열광했다. 패스트푸드는 매우 효율적이다. 대량으로 생산되는 재료들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전문적인 기술이 없어도 메뉴얼만 따라 하면 숙련되지 않은 사람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음식을 만.. 오늘 돌아오는 길에 너를 생각했다 사진 출처 :https://www.instagram.com/p/BC_VbnUuN78/ 오늘 돌아오는 길에 너를 생각했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사람을 대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 무엇이 스트레스가 되는지도 모른 채 쌓여가는 감정에 이제는 지쳐 주저앉고 싶다던 너를. 대체 어느 누가 너를 욕할 수 있을까.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고 누군가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누군가의 사랑인 사람인 너를. 누가 어느 권리로 세상 앞에서 널 혼낼 수 있을까. 나는 안다. 너의 소중함을. 보이지 않는 노력이 지금의 너를 만든 것도, 밤에 하늘을 보며 몰래 우는 것도, 낮에는 아닌 척 애써 웃는 것도,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애를 쓰던 너지만. 지금의 너는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부서지기 .. 상처가 클수록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D0faYQCYdMY 상처가 클수록 더 넓고 깊은 세상과 만난다.눈을 감고 돌아다니다 벽에 부딪치면비로소 자기가 서있는 위치를 알게 되듯이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라.희망을 품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라.상처는 스승이다. 절벽 위에 뿌리를 내려라. - 인도 바라나시 모나리자 식당에 써있던 글 이전 1 2 3 다음